[북향민 사업이야기](주) 글로브- 북향민 정남대표 이야기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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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코리아 소식지 7월호에 실린 (주) 글로브 정남사장님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다 담지 못한 정남대표님의 치열하고도 귀한 삶을 응원하며 (주) 글로브가 앞으로 더욱 번창하길 기원합니다.



탐방

북향민들이 해바라기처럼 활짝 웃는 그날까지

(주)글로브 정남 대표

김성원·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

(주)글로브 정남 대표(46)를 만나러 가는 길. 네비를 따라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양지IC를 빠져나와 17번 국도를 달리다가 ‘미평리’라는 팻말을 보고 샛길로 들어섰는데, 아뿔싸 네비가 그만 길을 잃었다. 다시 국도로 들어섰다가 되돌아와서 보니까 이번엔 네비가 논밭 사잇길로 안내한다. 이런 곳에 사무실이 있을까? 당장 의문이 들었지만, 헷갈릴 때는 네비의 인도에 순종하는 게 상책.

논길을 지나자마자 몇 동의 조립식 건물이 나온다. 네비는 다 도착했다고 하는데 회사 팻말은 보이질 않는다. 정 대표에게 전화 통화를 하고서야 그 중 한 곳이 ㈜글로브 건물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식용유 통이 가득한 창고 한켠에서 이제 막 점심식사를 마치고 손님을 맞았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은 조합원의 80% 이상이 크리스천이고, 기독교 가치관을 지향한다”는 소개에 정 대표는 “저는 남서울은혜교회 다닌다. 집사다. 교회 통일선교위원회 남자봉사팀장으로 섬기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크리스천이니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쫄딱 망하고 다시 시작하다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하고 많은 사업 아이템 중에 왜 식용유인지 물었다. “2014년 창업할 때 기능성 비누 사업을 했었어요. 그때는 이름이 H무역이었습니다. 북향민 대표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죠.”

정 대표도 북향민이자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해 큰 낭패를 봤다. 하지만 북향민 한 사람 때문에 모든 북향민이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봤다. 북향민 한 사람이 북향민 전체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H무역 대표가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 위해 사업의 내용을 기능성 비누로 바꾸고,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미 사기 피해로 신뢰를 뺏긴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했다. 투자자들은 회사로 찾아와 제품, 자재, 원료, 비품 등 돈이 될 만한 건 다 뜯어갔다. 나중엔 공장 건물만 덩그러니 남았다.

이렇게 해서 정 대표는 (주)글로브를 새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글로브 영문 이름 GLOV란 이름엔 ‘God Lead Our Victory’란 신앙적인 고백이 담겨 있다.

-누가 지은 이름인가?

=내가 지었다.

-신앙이 좋으신 것 같다.

=돌아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나님이 다 하시는 것 같다. 계획하시는 것도 인도하시는 것도. 결국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당장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한성무역이 원래 비누공장을 터전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기능성 비누를 해보자 해서 1년 정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업이 잘 안 되었다. 디자인이나 가격 면에서 대기업 제품과는 경쟁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1년 동안 쓴맛을 봤다. 그 다음에 시작한 게 커피다. 나중엔 샴푸, 치약도 해봤는데 다 안 되는 거였다.

-식용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

=그때 마침 형님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도 식용유, 밀가루, 설탕 중개무역을 하고 계신데, 형님이 ‘내가 기름을 줄 테니까 네가 한번 팔아봐라’ 이렇게 된 거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바라기 산지이고 기름 자체가 좋다. 한국에는 콩기름이 대표 기름인데 솔직히 콩은 GMO 콩이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콩은 대부분 GMO 콩이고, 기계식 용매추출 방식으로 짜낸다. 여기에 비해 해바라기 기름은 저온 압착, NON-GMO다.

-한국은 아직 GMO에 대한 인식이 깊지 않은 것 같은데, 제품 홍보는 어떻게 하셨나?

처음 사업 시작할 때 사람들에게 제품 알리는 게 힘들었다. 사업 시작할 때 준비성 있게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자금 여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 쫓기듯이 하다 보니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재정적으로 많이 달린다. 그래도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으니까 품질로 밀고나갔다. 직수입하기에 가격도 괜찮고, 그래서 품질과 가격으로 지금 3년째 사업을 해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바라기 기름으로 새 출발

정 대표의 (주)글로브가 하는 사업은 일단 우크라이나로부터 해바라기 기름을 벌크째 들여와서 도소매로 판매하는 일이다. 하지만 용기도 5ℓ 짜리인데다 디자인도 국내 정서와 맞지 않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첨가물을 넣어 재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 디자인도 바꿨다. 사업자등록도 식품제조업으로 새로 등록했다. 여러 가지를 새로 하다 보니 사업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주)글로브가 판매하는 식용유는 두 종류다. 튀김용과 드레싱용. 1ℓ 짜리 두 병에 1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 식용유에 비해 썩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번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는단다. 결국 품질로 승부한다는 얘기다. 대부분 영세 기업들의 고민이 판로인 것처럼 북향민 기업인 글로브도 마찬가지다.

-홍보는 어떻게 하나?

=구전(말로)으로 하고 있다. 그래도 쿠팡 하고 11번가에서는 판매하고 있다. 글쎄, (한켠에 가득 쌓인 식용유를 가리키며) 낱개 식용유가 팔리면 좋지만 안 팔려도 업소 홍보용으로 주려고 한다. 우리가 앞으로 이 용기를 안쓸 것이기 때문에 회사 홍보용으로 쓰려고 한다.

-영업 나가는 직원 몇 사람인가?두 명이다. 다 북향민이다.

-영업이 쉽지 않을 텐데?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주로 홍보한다. 화성이나 평택이다.

-영업해서 팔면 수당도 있나?

해오면 주는데 아직 못해오니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영업은 저라도 나가서 하면 되는데, 사람을 얻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그 다음 어려운 게 자금이다. 우리는 대부분 물건을 현지에서 현금 결제해서 들여오는데, 한국 오는 데 두 달 걸린다. 와서 생산해서 납품하고 결제 받는 데까지 중간에 멈춤없이 된다고 해도 한 달 반 정도 걸린다. 그만큼 자금 회전이 느린 것이다. 거래 사이즈가 커지면 커질수록 돈이 더 필요해지는데 유동자금이 빈약하다. 지금 우리 고정 납품업체가 네 군데다. 해바라기가 좋다는 걸 알고 있고, 또 우리 제품이 NON-GMO란 게 입증되니까 사람들이 좋아한다. 올 초에는 아주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경기도 내 학교 급식에 우리 이름은 아니고 우리가 OEM으로 만들어준 업체가 선정이 되어 납품되고 있다. 그래서 정신이 없다. 그것만 제대로 운영이 되어도 자금 문제가 없다. 사람 하고 자금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영업은 그 다음인 것 같다. 사람들한테 진심으로 호소하면 정말 나쁜 사람만 아니면 그 사람과 충분히 대화가 된다.


“북향민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정 대표는 북한에서는 평양철도대학 전기공학과를 다녔고, 한국에서는 연세대 법대, 신문방송 등 3개를 복수전공했다. 최초의 북향민 출신 국회의원인 조명철 의원실에서는 보좌관도 했었다. 앞으로의 꿈이 뭔지 궁금했다.

“제 꿈은 북한 사람들이 통일 전이건 후에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신적 경제적 지주가 되고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북향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정치인이 될지 경제인이 될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업이 다 안정이 되고 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사업이 제 적성에 잘 맞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래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한다면 뭔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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